감동깊은 노래
노랠 잘 부르는 사람의 노래를 듣는 것은 참 유쾌한 일이다.
주변에 혹시 가수 뺨치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큰 복이 아닐까? 물론 노래를 잘하는 이의 경우에도 자신의 노래를 즐겁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입시준비에 찌들어 살던 고등학교 시절, 수업을 마치고 어둑해진 교정 한구석에서 필자의 친한 친구들과 목이 터져라 기타치며 노래하던 시절은 지금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잇다. 필자는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서 행복했고 듣는 친구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이 또한 행복케 하던 시절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필자의 경우 가수의 노래는 감동이 덜하다. <바위섬>을 발표한지 햇수로 10년이 되었는데 하루에 한번씩만 불렀다 해도 거의 4천번을 부른 셈이다. 4천번 정도 불렀으면 그 노래에 관한 한 정말 완벽해야 할텐데 이게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감각적으로 무디어지고 가장 부르기 싫은 노래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직업상 어쩔 수없이 불러야 하는 가수들의 노래보다는 술한잔 먹고 어쩌면 자신의 심정을 노래로 얘기하듯 부르는 일반 사람들의 어설픈 노래를 들으며 훨씬 감동을 받는다.
중년을 지나 초로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과 어울려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이 가슴에 와 닿으며 인생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한 여인이 부르는 <홀로 가는 길>은 아픈 감동을 주는 노래였다. 물론 결코 잘 부르는 노래라 할 수는 없지만...
"나는 떠나고 싶다 / 이름 모를 머나먼 곳에..."
할 수만 있다면 필자의 좁은 가슴을 넓고 넓게 만들어서 그 여인의 모든 아픔을 안아주고 싶은 감동적인 노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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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편지> 노래들
피아노 위에 전화기를 올려 놓고 잘 생긴 남자가 생일 축하곡을 피아노로 치고, 한 여인이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축하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 광고를 본 적이 있다.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서로의 마음이 멀어질 수도 있겠지만 전화라는 문명의이기는 그 거리를 없애준다는 의미에서 현대의 연인들에게는 감사해야할 물건임에 틀림없다.
70평생에 전화를 사용하는 시간을 합산하면 2년이 넘는다고 하니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기계가 갖는 차가운 속성 때문인지 전화 이전의 전달수단에 더 애착을 갖고 있다.
"말 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 가슴 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 하얀 종이 위에 곱게 써내려간 / ... 떠나 버린 너에게 사랑노래 보낸다" 어니언스 <편지>
편지를 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백지를 눈앞에 두면 언제나 경건해지는 걸 느낀다. 한번쯤 심호흡을 하게 되고 생각을 정리해서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다 보면 나의 진실은 더 빛나고 정성이 수놓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상대방에게 단순히 한 통의 편지가 아닌 정성이 배달되어 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언제라도 생각이 나거든 / 수 많은 그리움을 편지로 쓰세요 / 지워도 지워도 지울 수 없는 / 백지로 보내신 당신의 마음..." <백지로 보낸 편지> 김태정
"눈물로 쓴 편지는 지울 수가 없어요 / 눈물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 눈물로 쓴 편지는 바꿀 수도 없어요 / 눈물은 너무나 빨리 말라 버리죠..." 김세화 <눈물로 쓴 편지>
편지를 통해 뜨거운 사랑의 고백을 하고 편지 속에 눈물과 한숨을 담아 헤어짐을 알리던, 그리고 겉봉은 Kiss로 봉인하던 그 세대는 다 어디로 간걸까?
요즈음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신곡 속에서 편지에 관한 노래를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것은 편지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얘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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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편지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해진 공기를 느끼며 지겹게도 덥던 지난 여름을 어떻게 지냈는지 아찔하기까지 하다. 무시무시하던 폭염과 가뭄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애쓴 흔적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들판에 자랑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시골동네 어귀에 붙어 있는 국민학교 동창회를 알리는, 그리고 마을대항 체육대회가 있고 노래자랑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현수막에서 아,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 이쁜이 곱분이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 달려라 고향열차 설레는 가슴을 안고..." 나훈아 <고향역>
주름진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이 피어나는 어머니, 이 모두가 가을의 풍요로움이 가을의 전부는 아닌 것 같다. 바라보고 있노라면 웬지 쓸쓸해지는, 죽은 새 한 마리 위로 떨어지는 초추의 양광, 그리고 머지 않아 붉게 물이 들 단풍들 사이를 걷다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쥐어짜던 붉은 물이 주르르 흘러내릴 것만 같은 이 가을에 흘러나오는 노래 하나가 있다.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 낙엽지면 설움이 더해요 / ...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최백호는 쓸쓸한 가을에 설움을 더하는 이별만큼은 피하고 싶었나 보다.
가을이 쓸쓸한 것은 꽃이 지고, 세월이 가고, 젊음도 가는 (김정호, <날이 갈수록>)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까? 가을에 1월처럼 <야누스>라는 이름을 가진 달이 있어도 어울리지 않을까?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 낙엽이 쌓이는 날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고은 시, 김민기 곡, <가을 편지>) 거리에 뒹구는 가을 낙엽은 낙엽이 아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다. 이 가을에 이 편지에 무엇이 씌어있는지 자세히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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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학생시절에 새 학년이 되면 어김없이 하는 것 중에 가정환경조사란 게 있었다.
집에 가전제품이 무엇 무엇 있으며 자동차는 있는지, 아버님의 하시는 일은 무엇이고, 살고 있는 집은 자가인지 전세인지를 확인하고 급기야는 이 모든걸 종합해서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기 집의 생활수준이 상, 중, 하에서 어떤 거라고 보느냐는 그런 설문조사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설문지 작성하기가 죽기보다 싫은 친구들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친구들 중에 간혹 거짓으로 설문을 작성하고서 나중에 거짓이 밝혀져 조롱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시는 부모를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뭘 알아보기 위한 설문인지 모르겠으나 경제적 생활수준을 알아보는데 집중되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요즈음 들어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3,4,5,6공을 거치면서 부의 편중이 더욱 심화되었다 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으면서 부가 커지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가진 사람들이 헤아려 행동해야 될 것 같다. 대다수의 노동자들의 의식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될텐데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물리적으로만 해결하려는 것 같다.
자신의 몫을 그냥 빼앗겼던 시대는 이제 갔다. 마르크스가, 그리고 마르크시즘이란 단어가 듣는 것조차 싫은 사람들은 이것들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구조와 최영미의 시에서처럼 그것들 뒤에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없는 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것은 상식이다.
이 사람들이 게을러 일하지 않은 경우라도 그렇다. 하물며 이 사람들이 열심히,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일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남미의 여러나르들처럼 막판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총을 드는 상황을 어찌 경계하지 않을 것인가.
노동자들이 자주 부르는 <단결투쟁가>라는 노래가 있다.
"너희는 조금씩 갉아먹지만 /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 /... "좌경이라 몰아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닐 것 같다. 이런 노래가 불려지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겠나 /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사노라면>. 구전가요)
내일은 해가 절대 뜨지 않는다고 믿어지는 한 더 많은 지존파가 더욱 조직적으로 생겨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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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고백
청실과 홍실로 맺어지는 남녀간의 인연이 가끔은 달빛아래 노인의 실수로 말미암아 잘못되는 경우가 세상에는 종종 있는 듯 싶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지만 남녀간의 선택이야말로 평생을 좌우하는 일임에도 젊은 날의 혈기와 정신적인 미숙함으로 자칫 판단을 흐리는 경우가 있음도 사실이다.
" 꿈으로 가득찬 설레이는 이 가슴에 /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쓰다가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전영록.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연필로 썼다가 틀리다 싶으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다면 참으로 편하겠지만 마음의 상처란 것이 그렇게 쉽게 지워질 수 있는 것인가? 사랑이 컸던 만큼 상처도 크게 마련이다.
신혼여행지 호텔 베란다에 자정쯤이면 혼자서 담배를 피워물고 고민하는 신랑의 모습들이 종종 보인다고 한다. 아내된 사람의 과거가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결혼을 결심하게 했던 상대방의 장점과 매력들이 결심하던 그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성장과정과 환경, 그리고 그 사람의 아픈 상처들까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상대방의 과거라는 것이 그렇게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일까?
"이렇게 많은 세월 당신과 / 살아온 것도 꿈만 같은데 / 어떻게 지난 날의 내 사랑을 이야기하라 합니까 / 당신도 옛사랑이 있었듯이 / 내게도 그런 사랑 하나 있었죠 / 행여나 당신 마음 아플까봐 / 숨기려 했던 사랑이 / 내게서 무얼 듣기 원하는 건지 / 어디까지 말하라는 건지.../ 지금의 난 당신만 사랑한다고 / 세상 누구에게나 말하는데" (최진희. 슬픈 고백)
월하노인의 잘못된 중매로 이제 먼길을 돌아 비로소 당신 앞에 선 피곤하고 지친 상대방을 안아주어야 되지 않을까? 그 사람 앞에 늦게 나타난 나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선물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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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과수원 울타리의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실컷 포도를 따먹었다.
먹을 땐 기분이 좋았지만 나가려다 보니 너무 볼록해진 배 때문에 들어왔던 곳으로 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 억울하지만 다시 굶기 시작해 처음처럼 배가 홀쭉해진 다음에 과수원을 벗어날 수 있었다.
나무가 가을에 낙엽을 떨구는 것은 겨울을 나기 위함이다. 최소한의 수분으로 겨울을 지내기 위해서 낙엽을 떨구고 나머지 그동안 축적했던 수분은 몸 밖으로 버리는 것이다. 또 낙엽이 떨어진 자리엔 겨울을 지나 새로운 싹이 튼다. 그리하여 가을산의 계곡엔 농축된 산의 영양이 흐르고 자연의 지혜로움이 흐르는 것이다.
"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 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 이산저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한줄기 바람처럼..." (하덕규 작사, 작곡. 양희은 노래 <한계령>)
인간의 어리석음이 꼭 여우를 닮았다. 움켜쥐고 놓을 줄 모른다. 무리한 욕심 때문에 다리가 끊어지고 배는 또 뒤집어진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제3한강교, 혜은이) 강물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다리도 같이 흐른다. 흔히들 나이들면 추해진다고 한다.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버리지 못한 것들로 꽉 차있는 몸과 마음 속에 새롭고 싱싱한 것이 자랄 수 있는 자리가 도무지 있을 턱이 없다. 버리면 예뻐질텐데 그걸 하지 못하고 흐르는 세월을 탓하며 성형수술을 해댄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만을 제외하고 버리는 가을이 인간에게도 꼭 필요하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 슬픔도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려 / 하지만 이것만은 막을 수가 없어요..." (가는 세월. 서유석)
막을 수 없는 것. 세월이다.
무등산에서 맞이하던 신년이 바로 어제인 듯한데 벌써 11월도 중순이다. 이 늦은 가을에 많이 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 봄에 싹틔울 사랑 하나 잉태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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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1년 전에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는데 광주 자랑을 해다라는 부탁을 받았다.
으레 광주 자랑에 동원되는 것이 무등산 수박과 맛깔나는 음식들이곤 하는 것에 불만이 많았던 필자는 이 기회에 평소 자랑하고 싶었던 것들을 말했다.
먼저 정의로운 곳이라고 자랑했다.
몽골 침략에 맞서 끝까지 항전을 했던 삼별초의 혼이 살아있는 곳이고, 임진왜란 당시 호남이 없었다면 조선은 없었다라고 임금도 인정했던 지역. 동학혁명의 발상지였고, 일제시대에는 이 나라에 피끓는 젊은 학도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학생의거가 있었다.
두 번째가 바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관점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유난히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어두운 비 내려오면 / 처마 밑에 한 아이 울고 있네 / 그 고운 두눈에 눈물 고이면 /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 세찬 바람 불어오면 / 들판에 한 아이 달려오네.../ 새 하얀 눈 내려오면 산위에 한 아이 우뚝 서 있네 / 그 더운 가슴에 바람 맞으면..." (<아름다운 사람>. 김민기)
내리는 어두운 비를 맞으며 장차 닥쳐올 세찬 바람을, 그리고 하얀 눈을 예감하며 눈물흘릴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 곳 광주.
세찬 바람을 더운 가슴으로 막아내는 사람들, 산위에 우뚝 서 두 주먹 움켜쥘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이곳 광주.
두 사람의 또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하려 한다.
김양진(다미아노). 가톨릭교구청에서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박봉을 털어 휴가 때마다 중국을 네 번이나 방문하고 중국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중국 중국인>이라는 사진집을 냈다. 글외에 자신의 또 하나의 표현수단을 불혹을 넘긴 나이에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다.
또 한 사람이 있다. 이 지역의 척박한 연극무대를 지키며 몸부림치다가 이제는 후배들에게 무대를 물려주고 그림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이 시대를 얘기하기 시작한 화가 정상섭.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광주는 아름다운 곳이고 더욱 살맛나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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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반항
"수고들 하셨습니다"
며칠 전 수능시험을 끝낸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이다. 고통스러운 몇 년의 세월을 별탈없이 이겨낸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어떤 아이들은 공부 외에 다른 어떠한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기도 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담배를 먼저 피우는 것으로, 남학생은 여학생과 또 여학생은 남학생과 교제하는 것으로(실제로 이성의 친구가 많은 것이 자랑스러운 것으로 인정된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주인인 사회는 이런 아이들을 '문제아'라는 한마디로 아이들과 구별해 버린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한다. 사춘기의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 그러나 이유 없는 반항은 없다. 단지 그 이유를 말하지 않을 뿐이다.
부모와 어른들의 위선에 아이들은 분노한다.
자신의 위선은 돌아보지 못하고 권위로 아이들을 누르려할 때 도대체 그 나무람이 아이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마음을 터놓고 태화를 하자고선 마무리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가득찬 나무람일 때가 많다. 결국 아이들은 어른들과 이야기하려 하지 않게 된다. 대화의 벽이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이 고민이 생겼을 때 기성세대인 부모와 선생님께 말하지 못하고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로 친구를 택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고민을 이야기하는 아이나 들어주는 아이나 '둘 다 버버'인 것을... 아이들이 어른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요즈음 아이들이 잘 부르는 노래 한 곡 소개해 본다.
"이 세상 위에 내가 있고 / 나를 사랑해 주는 나의 사람들과 / 나의 길을 가고 싶어 /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 그건 연습일 뿐야 / 넘어지진 않을 거야 / 나는 문제없어" (황규영.<나는 문제없어>)
시험이 끝난 아이들과 오늘 저녁 노래방엘 갑자. 그리고 물론 아이들보다는 잘 못 부르겠지만 이 노래를 목이 터져라 같이 한 번 불러보면 어떨까? 우리들의 착한 아이들은 자신보다 노래 못하는 엄마 아빠를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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