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몇 개의 노래 속에 그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그가 품고 살아온 한 자루의 칼이 보인다 그가 바라보는 사람과 세상이 보인다 그 길은 어디로 나 있는 것일까? 그 칼은 어느 순간에 빛나게 될까 그의 노래가 가 닿을 곳은 어디인가... 이따금 그와 푸른 바람이 부는 '황톳길'에 앉아 녹차국수에 씁쓸한 갓김치를 얹어 먹으며 꾸던 꿈 한토막이 여기 담겨있다. 이 노래들이 세상 곳곳에서 민들레처럼 소리없이 피어날 수 있다면...
에필로그 전주 근교의 안도현 시인작업실에서 ‘벌금자리’ 라는 나물을 처음 알았고 거기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보았다. 여수에선 갯바람에 그을린 아주머니가 따주시던 자연산 미역의 귀를 봄과 함께 맛보았고 강화도 전등사의 나녀상에겐 아직도 이 봄은 추울것 같고 올해도 그믐쯤에 만개할 것 같아 ‘이화에 월백’ 은 틀린 것 같은 나주 금천 배꽃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 여인이 위로의 한마디를 기대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아! 노래하고 싶다. 이봄이 가기 전에... 199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