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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대 박’ 4월 봄이 너무 짧습니다.
5월 “촛불” 6월 아메리카ㆍ코리아ㆍ아프리카
7월 ‘逆’(역) 8월 ‘Since 20’
9월 ‘60만 번의 트라이’ 10월 ‘가을에 더 예쁜 당신’
11월 동행 12월 축복
 
 

3월 주제: ‘대 박’

 
국경은 수평으로 된 수직,
통로인 동시에 장벽이 되기도 하는 곳

새떼는 자유롭게 넘나들지만
비행기는 쉽게 착륙할 수 없는 곳
하수구의 물은 뒤섞여 흘러가지만
생수 한 병은 자유롭게 건너갈 수 없는 곳
( … )
나희덕「국경의 기울기」中

휴전선은 국경입니까?

저에게 있어 봄은 온도가 아무리 올라가더라도,
개구리가 눈앞에서 뛰어놀아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일뿐입니다.
저에게 있어 봄은 하얀 목련이 솟아 올라올 때
비로소 봄입니다.
골목길 어귀에 피어 온 동네를 환하게 밝히는 하얀
목련이야말로 겨울과 봄을 가르는 제 나름의 가시적 경계입니다.
한반도에 어쩔 수 없는 경계가 있어야 한다면
철조망이 아닌 목련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께서 통일을 대박이라고 했습니다.
온 나라가 통일을 대박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영원한 분단을 막고 휴전선을 철조망이 아닌
목련꽃으로 바꿀 수 있겠지요. 2014년 <빵 만드는 공연 김원중의 달거리>를 시작합니다.
우선 공연부터 대박이길 기원합니다. 이달의 화가는 김종안 입니다.
3월31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7시30분에 뵙겠습니다.

2014년 3월 김원중 

 
 
 
 
 
3월의 그림: 김종안 사진: 리일천
 
 
4월 주제: 봄이 너무 짧습니다.
 

광주 사직공원 입구의 사무실 주차장에서 자정 넘어 올려다본
하늘에는 하얀 LED 조명의 십자가 옆에 붉은색 도는 반달이 떠 있습니다.
광주 천변을 따라 집으로 가는 내내 달과 함께 갑니다.

그러다 광천 교를 지나 터미널 앞으로 나 있는 16차선 도로에 들어서면
눈앞에 그달이 마주하고 서 있습니다.

팔 벌리고 어서 오라는 듯합니다.

가속을 붙여 무안공항으로 가는 고가도로를 올라채면
그대로 달 속으로 날아들 것 같습니다.

사무실 앞에 있는 마지막 꽃잎이 달린 벚꽃 가지를 조심스럽게
꺾어서 달에다 심어놓고 싶은 밤입니다.
그곳에서는 늘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이 너무 짧습니다.
이달의 화가는 서병두 입니다.
4월 28일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4월 김원중 

 
 
 
 
 
 
 
4월의 그림: 서병두 사진: 리일천
 
 
5월 주제: “촛불”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고 촛불을 듭니다.
촛불을 바라보며, 꽃잎처럼 쓰러져간 이들의 명복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런데 촛불의 수보다 더 많은 경찰이 성벽처럼 에워싼 차량 속에서 멍한 시선으로 어둠을 바라보고 있는 이 시간에 경찰의 부재에 인한 강력 범죄가 늘었다는 이야기는 이 도시 어디에도 없습니다.

촛불이 켜진 다른 도시에서도 말이지요.
참으로 위대한 시민들의 위대한 나라입니다.
90년대의 미국 LA 폭동을 생각해 보면.

오동나무 꽃 눈부신 무등산을 바라보며 34년 전 5월을 생각하고 세월호의 참극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저앉은 몸 일으켜 다시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이 나라와 이곳에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고 상처받은 분들을 위하여….

이달의 화가는 이준석입니다.
5월 26일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5월 김원중 

 
 
 
 
 
 
5월의 그림: 이준석 사진: 리일천
 
 
 
6월 주제: 아메리카ㆍ코리아ㆍ아프리카
 

지금으로부터 110여 년 전 1904년에 이곳 광주에 최초로 교회가 세워집니다. ‘한국 기독교 장로회 광주 양림교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당시 광주의 외곽이었고, 나환자촌이 있었던 양림동에 태평양을 건너온 ‘유진 벨’이라는 선교사와 가족들이 들어와 교회(양림교회)와 학교(숭일, 수피아), 병원(제중병원)을 세웁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나병 환자를 선교사 부인들이 치료하였습니다.
선교사들은 그들의 가족과 특히 아이들을 한국 사람들과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생활하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선교사들을 포함하여 가족, 아이들이 질병 등으로 63명이나 이 땅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이 선교사들을 파견한 미국 기독교 단체가 당시 남북전쟁에서 패배한 미국 남장로 교회였다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그들이 믿는 신의 사랑의 실천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2004년 양림교회는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 케냐에 교회와 의료시설을 짓고, 컴퓨터 교육을 하는 선교와 나눔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받은 것을 잊지 아니하고 100년이 지나 그다지 크지 않은 교세임에도 먼 땅 아프리카에 나눔을 실천하는 광주 양림교회가 있어 제가 사는 광주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한쪽에서는 넘쳐나고 다른 한쪽은 배고픔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 서로 총을 들이대었던 6월에 마음이 답답합니다.
초대손님은 최학휴 양림교회 담임목사, 이달의 화가는 윤해옥입니다.
6월 30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6월 김원중 

 
 
 
 
 
 
 
 
6월의 그림: 윤해옥 사진: 리일천
 
 
7월 주제: ‘逆’(역)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남자처럼 머리 짧은 여자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세상이 어떻게 되려나 하고 혀를 찰 때 부르던 노래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참으로 이상한 시절이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관심거리도 되지 못합니다.
이것저것 이상한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개 같고 열 받는 일들에 폭염과 끈적거리는 불쾌함까지 더해진 7월입니다.
다 그만두고 우리 모여서 악쓰듯 노래하지 않으시렵니까
시원하고 즐거운 노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7월 28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이달의 화가는 김정연입니다.

2014년 7월 김원중 

 
 
 
 
 
 
 
 
 
7월의 그림: 김정연 사진: 리일천
 
 
8월 주제: ‘Since 20’
 

잘 계시죠?
푸르름이 극에 달해 두꺼운 느낌까지 드는 이파리들이 8월임을 증명합니다.
이 땅위의 모든 식물들이 성하의 더위와 장맛 속 폭우를 이겨내며 열매를 맺고
그래서 풍성한 가을을 예비하는 모습은 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똑같은 한 여름을 지나면서 지친 것 외에는 뭐 결실이랄 게 별로 없는 저로서는....

8월 30일이면 5ㆍ18 기념재단이 창립된 지 스무 해가 되는 날입니다.
20년 동안 열심히 광주 5월 정신을 지켜온 재단 관계자 여러분들께 시민과
함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주시라고 박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이 공연을 위해 제4회 전국 오월창작가요제 대상 및 입상 팀 등 특별 출연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만든 김종률씨와 바로 그 자리에서 카세트 녹음기에 최초로
녹음을 했던 오정묵씨를 모시고 당시 상황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8월 25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이달의 화가는 최병구입니다.

2014년 8월 김원중 

 
 
 
 
 
 
8월의 그림: 최병구 사진: 리일천
 
 
9 월 주제: ‘60만 번의 트라이’
 

잘 계시죠?
추석 슈퍼문이 올라오다 구름 속에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발길을 돌려 커피 한잔을 하고 나왔더니 온 하늘이 달로 가득합니다.
문득 도종환 시인이 보내주신 책에 써주었던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수급불유월(水急不流月)
물이 급하게 흐르지만 달을 흘려보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구름 또한 영원히 달을 감출 수 없는 것이지요.

여기 우리의 현대사가 가릴 수 없는,
잊혀서는 안 되는 아픔과 진실이 있습니다.
60만 재일동포들의 이야기입니다.
오사카 조선 고급학교(오사카조고) 럭비부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풀어낸 박사유 감독의 ‘60만 번의 트라이’ 영화인데요.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았던 또 다른 우리를 보았습니다. 아니 우리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같이 보았던 빵공장 이사님들도 많은 감동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달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하였습니다.
꼭 오셔서 저희가 느꼈던 감동과 재미를 같이 느껴 보시지요.
9월 29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ㆍ 사족: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명량’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2014년 9월 김원중 

 
 
공연: ‘60만 번의 트라이’ 무료상영, 사진: 이문창
 
 
10월 주제: ‘가을에 더 예쁜 당신’
 

상사화가 애타는 마음으로 붉은 눈물을 뿌리고 지나간 후 고운 쑥부쟁이들이 그 눈물 자국을 지우고 피어있습니다.
추수가 끝난 논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하얀 것들 속에는 압축된 지푸라기들이 아닌 지난여름의 뜨거운 정열이 있겠지요. 코스모스와 눈부신 억새풀의 환호를 받으며 찾아간 서해 어느 포구에서, 바다가 만든 단풍인 노을에 젖다가 돌아오는 길입니다. 문득 시를 사랑하고 그림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가을에 더 예쁜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고운 단풍 같은 공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10월 27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10월 김원중 

 
 
 
 
 
 
10월의 그림: 문정호 사진: 리일천
 
 
11월 주제: 동행
 

여자와 남자가 함께 사는 방법이 결혼 외에는 없는 것일까요?
가을이 되어 여기저기 초청공연을 다니게 됩니다. 장거리공연을 마치고 새벽에 돌아온 날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련만 새삼스럽게 어두운 방에 불을 켜고 혼자 들어가기 싫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온기가 있었으면 할 때이지요. 또 아침에 옷을 입고 집을 나서며 지금 차림이 어떠냐고 묻고 싶을 때 그때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이유로 누군가와 같이 특히 이성과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와 남자가 결혼이라는 것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이 결혼입니다.
요즈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계약결혼, 동거 같은 것입니다. 그냥 모른 척 넘어가기에는 수위가 너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11월에는 여성국회의원이면서 변호사이기도한 진선미의원을 모셔서 이런 문제들을 이야기 하려합니다. 토크콘서트입니다. 진선미의원 본인이 결혼이 아닌 형태의(동거?) 가정을 만들어 살고 있거든요. 특별한 초대가수를 모십니다. 인디언 수니, 박경하씨 입니다. 이달의 화가는 류현자입니다.
11월 24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11월 김원중 

 
 
 
 
 
 
11월의 그림: 류현자 사진: 리일천
 
 
12월 주제: 축복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주차장에 세워둔 차가 흰 눈으로
두툼하게 덮여있네요. 그 모습이 마치 흰 북극곰 같습니다.
시인 백석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고하였는데, 우리 공연은
"하늘이 우리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펑펑 축복이 내린다." 고하렵니다
그리하여 이 축복으로 올 한해 끝자락에 모든 이들의 아픔이
다 치유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힘든 한 해를 잘 견뎌낸 여러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12월 29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뵙겠습니다.
초대 손님은 장새납 연주자 이영훈, 이달의 화가는 황순칠 선생입니다.

2014년 12월 김원중 

 
 
 
 
 
 
12월의 그림: 황순칠 사진: 리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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